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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신세계질서에서의 한국

작성일
1998-04-23 00:00:00
조회수
7344
1998.4.23 힐튼호텔(Financial Times 주최 서울경제국제회의) (번역본) 서 언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시의 적절하고 중요한 회의를 주선한 파이낸셜 타임즈에 감사드리며, 그리고 이 회의에 참석하신 여러분께도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이번 회의는 주최자들이 선정한 제목처럼 한국정부의 책임자들로부터 새로이 출범한 신정부의 정책목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조금 전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서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고 갈 비젼을 여러분에게 설명하시고 그 비젼을 실행하기 위한 신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이 회의에 연사로 나설 예정인 각 부처 장관들과 여러 전문가들은 한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추구하는 정책에 대해 최선을 다해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이 회의를 통해서 민주주의의 진작과 자유시장 경제체제에 기초한 국제 협력을 추구하고 있는 우리정부의 정책에 대한 보다 명확한 이해를 하시게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저는 우선 국제정세와 지역 안보환경에 대한 한국의 시각을 말씀드리고 이어서 우리정부의 외교 통상정책의 기본 방향과 정책지침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국제 정세 현재 우리는 새로운 세기 그리고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는 문턱에 서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아직도 냉전 종식후 새로운 질서를 모색해 가는 과도기적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나 다가오는 21세기는 과거 동서 대결시대에 비하면 보다 안전하고 풍요로운 세계를 이루고자 하는 희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전 세계에 걸쳐 민주주의와 자유시장 경제체제가 확산되고 있으며, 지역간 협력과 지역내 협력이 강화되고 있고, 국가간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심화되는 등 긍정적인 조짐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정보 기술 혁명은 이러한 긍정적인 발전 양상을 더욱 강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엄청난 양의 정보를 누구나 얻을 수 있게 됨으로써 보다 개방적인 다원주의 사회로의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모든 국가간에 정치, 경제, 사회 등 제반 분야 협력도 나날이 증진되고 있습니다. 새롭게 생성되고 있는 세계 질서는 이러한 통신과 기술의 발전이 가져다 준 국제협력 증진과 국가간 통합 현상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세기에는 이와 같은 긍정적 추세들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많은 위험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대량파괴무기의 확산, 국제질서에 동화하기를 거부하는 일부 국가들로부터의 위협, 문화 종교 인종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지역 갈등 등 복잡한 도전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환경파괴, 마약거래 및 국제범죄 등 초국경적인 문제들이 우리에게 또 다른 도전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을 위하여 우리는 국제 협력을 강화해야 하며 국제연합을 위시한 다자 기구들을 통해 이러한 위협에 공동 대처해야 합니다. 지역 안보환경 평가 아 태 지역에서는 과거 냉전시대의 적이었던 국가들도 이제는 교역상대국으로서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최근 들어 특히 무역량이 급격히 신장하고 경제적 상호 의존관계가 심화함에 따라,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가 확산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러한 긍정적인 추세가 오래 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아태 지역에는 역내 국가간의 영토분쟁이외에도 지역 전체를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분쟁 발생 가능 지역이 계속 남아있습니다. 최근 동아시아 국가들이 겪고 있는 금융위기 역시 이 지역의 안정을 저해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의 시각에서 볼 때, 이 지역의 안정을 근본적으로 불안하게 하는 것은 역내 국가들간의 세력관계에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최근 아 태 지역의 세력관계는 경제 및 지정학적인 복합요인으로 인해 상당한 변동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지역내 전략환경이 더욱 복잡하고 유동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앞으로 아 태 지역 전략환경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네 나라간의 세력관계 변동에 의해 영향을 받게될 것입니다. 저는 이 지역의 안정적인 안보 환경 유지를 위해서는 당분간 미국의 계속적인 관여가 필수적인 요소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미국과의 안보동맹이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태 지역의 다른 나라들도 공식적으로 언명은 하지 않더라도 역내에서 미국의 균형자 역할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정치적 위상 제고는 아 태 지역의 장래 안보환경을 결정하는 또 다른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역의 안정적인 안보환경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미 중간에 안정적이고 협력적인 관계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이 정상방문과 고위관리 교환방문을 통해 전반적인 양자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하겠습니다. 한국은 동북아의 중간 국가로서 역내의 협력과 평화를 진작시키기 위하여 나름대로의 노력을 경주해 오고 있습니다. 한국은 1994년에 남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여섯 나라가 참여하는 동북아 다자 안보 대화의 창설을 제의하였으며, 이들 지역 4강과의 양자 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금융위기 및 개혁 개방 정책 이제 한국의 내부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새로이 출범한 한국정부의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는 현재의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금융위기에 관해서는 저 다음에 연사로 나오실 다른 관련 부처 장관과 여타 연사들이 자세하게 말씀드릴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저는 개략적인 내용만 설명드리고자 한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우리가 처한 금융위기의 원인은 일반적으로 한국 경제구조의 결함, 기업경영의 불합리성, 정.경 유착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의 부실과 금융기관 자신들의 방만한 경영, 그리고 환율정책의 실패도 또 다른 원인들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금융위기의 원인을 보다 간단하게 말씀드린다면, 한국정부와 기업들이 지난 수년간 계속되어 온 경제 성장에 자만한 나머지, 기업활동의 세계화와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으로 특징지어 지는 새로운 국제경제 환경에 적절히 적응하지 못한데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결과, 한국은 이제 심각한 경제적 구조 조정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 국민들은 엄청난 희생과 고통을 감내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대량실업과 두 자리 수에 육박하는 인플레,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재벌기업의 연이은 도산 등을 볼 때 앞으로 상당한 기간동안 한국경제는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취임하시기 전부터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우리의 경제적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실물 경제와 금융의 안정을 회복시키기 위해 중대하고 포괄적인 개혁조치들을 시행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조치들로, IMF의 권고를 충실하게 이행하기 위한 적극적인 구조조정 프로그램 채택, 재벌들의 주력업종 집중 관리와 기업경영 관행 개선을 위한 조치, 경직된 노동시장에 유연성을 도입하기 위한 노사정 3자간의 유례없는 대타협 창출, 정부와 공기업의 구조조정을 통한 효율성 제고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신정부의 경제 개혁 정책은 또한 한국을 국제사회에 완전히 통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한국정부는 경제 자유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고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신정부는 외국인의 직접투자 유치가 현재의 위기 극복을 위한 열쇠일 뿐만 아니라 선진 기업경영 기법과 기술을 한국에 도입할 수 있는 기회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의 개방 정책은 실제로는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보다 나은 대한국 투자 기회 제공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몇몇 국방관련 사업과 공기업을 제외하고 통신, 에너지, 금융서비스 등 모든 한국의 산업분야가 이제는 외국인 투자가에 개방되게 되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최상의 투자 여건을 마련해 준다는 방침 하에 다양한 투자 유인 조치를 취해 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을 허용하고 주식투자를 자유화했으며, 외국투자회사에 대한 장기 신용대출 제한을 해제하였으며, 그리고 외국인 토지소유의 자유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조만간 한국정부는 외국인 투자를 간소화하고 통합하기 위한 원스톱 서비스 제도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경제적 상호의존성의 심화는 전세계에 걸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동아시아의 금융위기는 해당국가에만 그 영향이 제한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4월 초 런던 ASEM에 모인 10개 아시아 국가 정상들과 15개 유럽 국가 정상들도 확인했듯이 동아시아의 경제위기는 전 세계 경제에 심각한 파급효과를 불러 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국제사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속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시아의 경제위기는 다른 국가들의 경제까지도 끌어내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우리는 ASEM에 모인 정상들이 투자촉진을 위한 고위급 투자단을 한국에 파견해 달라는 김 대통령의 요청을 수락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환영합니다. 대북 정책 앞서 저는 아 태 지역과 동북아의 전반적인 안보환경이 긍정적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한반도는 여전히 예외로 남아있습니다. 아직도 북한은 냉전적 사고 방식을 고집하면서 개혁과 개방을 거부하고 우리에게 계속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5일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대북 정책의 3가지 원칙을 대내외에 천명했습니다. 이 3원칙은, 첫째, 북한으로부터의 어떠한 무력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둘째, 북한의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셋째, 적극적으로 화해와 협력을 추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정부는 북한과의 관계는 화해와 협력의 원칙에 기초해서 추구되어야 하며 이미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훌륭한 수단이 남북 사이에 존재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1991년 12월에 서명된 남북한간 화해,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기본합의서가 바로 그러한 수단입니다. 만약 남과 북이 이러한 합의를 충실히 이행한다면 평화통일을 위한 길로 나아가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남북한간 기본합의서 이행을 위해서 김대중 대통령은 상호 특사파견교환을 제의하였으며, 또한 북한이 원할 경우 정상회담도 수용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남북문제 해결의 최종 당사자는 남과 북임을 감안하여 우리는 4자회담과 남북대화를 병행하여 추진할 예정입니다. 기본 합의서에 의거한 화해, 교류 및 협력은 남북대화를 통해 논의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문제는 4자 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정부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이제부터는 정치 문제와 경제 협력을 분리할 방침입니다. 이에 따라 조만간 대기업 경영자를 비롯한 한국인들의 북한 방문 문호를 넓히고 대북 투자 상한선을 올리는 동시에 대북 경협 허가를 획득하는 절차도 간소화할 것입니다. 남북한간 관계에 있어서 인도주의적 문제는 또 다른 중요한 사안입니다. 이산가족 상봉주선 문제는 신정부의 최우선 과제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최근 북한이 보이고 있는 전향적인 조짐을 환영하며 이산가족 상봉문제에 구체적인 결과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한국의 새 정부는 금융위기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북한 경수로 지원 사업을 충실하게 이행할 것이며 인도주의적 비상 식량지원에도 인색하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북경에서 남북한간에 거의 4년만에 처음 이루어지는 공식접촉인 차관회담이 열려서 북한에 대한 비료지원과 이산 가족 상봉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사안에 대한 논의를 가졌던 것은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봅니다. 비록 이번 회담이 가시적인 결과를 내놓지는 못했지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귀중한 전환점이 되었기를 기대합니다.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역할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안 한국 정부의 주된 과제는 현재의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는데 있게 될 것입니다만, 한국 정부는 인류 공동의 번영을 위해 이바지하기 위해서도 계속적인 기여를 해나가고자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한국은 우선 국제사회의 빈국과 부국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자임하고자 합니다. 극빈 저개발국에서 출발하여 빠른 시일 내에 선진국의 문턱에 도달한 한국은 선진국과 개도국의 각기 다른 견해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여기에 계신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만 빈국과 부국간의 입장차이는 상호조화가 어려울 때가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은 OECD에 가입후 77그룹을 졸업하게 되었지만 OECD에서 세계경제문제를 논의할 때 인류공동의 번영을 위해 균형된 접근방식이 취해지도록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한국은 또한 개도국들에게 신뢰받는 동반자가 되고자 합니다. 우리는 비교적 단기간에 성공적인 산업화를 이루었던 우리의 경험을 그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경제개발의 과정에서 우리가 획득한 경험과 노하우는 앞으로 한국과 비슷한 노정을 겪을 개발도상국들에 유용한 자산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한국은 또한 국제연합과의 협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국제사회, 특히 국제 연합의 지원과 도움을 받아서 비극적인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난 국가입니다. 한국은 이러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잊지 않고 있으며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가고자 합니다. 우리는 국제연합의 기능 강화를 위해 계속 협력하는 동시에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견지에서 최영진 전 KEDO 사무차장이 평화유지활동을 총괄하는 유엔 사무차장보에 임명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역 협의체를 통한 공동의 복지 증진 노력도 계속 추구해 나갈 것입니다. APEC은 아 태 지역의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와 촉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지역의 공동 번영을 위해 APEC을 진정한 역내의 협력기관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주도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한국은 1994년에 출범하여 아 태 지역의 유일한 정부간 안보협력 기구로 자리잡고 있는 ARF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2000년에 개최되는 제3차 ASEM의 주최국으로서 아시아와 유럽의 협력을 한층 드높이고자 합니다. 또한 양 대륙간의 협력을 위한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기 위해 제2차 ASEM 정상회의에서 공식 출범한 아시아-유럽 비젼 그룹의 활동을 주도해 나가고자 합니다. 결 어 많은 저명 학자와 전문가들이 21세기는 아.태 지역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의 역동성은 무역과 투자의 확대를 통해 다른 지역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해 왔습니다. 아 태 지역의 몇몇 국가들이 현재 일시적으로 경제 금융 위기를 겪고 있지만 장기적인 동아시아의 경제 성장 및 발전의 잠재력은 여전히 대단하다는 것이 일치된 평가입니다. 저는 아.태 지역 국가들이 현재의 금융위기를 극복하면 다시 세계 경제성장의 주된 원동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저는 다시 한번 현재의 당면위기를 극복하고 외국투자가들의 신뢰를 회복시키고 한국경제를 고성장의 궤도에 다시 올려놓기 위해 한국정부가 취한 폭넓고 포괄적인 개혁조치를 재차 상기시켜 드리면서 이 연설을 끝맺고자 합니다. 한국정부가 IMF와 약속한 사항들을 성실히 준수하고 경제자유화를 완수하리라는 것도 다시 한번 굳게 다짐합니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당면한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도움이 말할 수 없이 중요합니다. 한국정부는 지금까지 각국 정부와 국제 금융기관이 우리의 금융 위기 극복을 위해 제공한 도움을 대단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 특히 선진국들의 도움이 없이는 현재의 동아시아 경제위기는 장기간 지속될 수도 있으며 이는 전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한국 국민들은 경제위기로 인한 도전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한국이 더욱 강력하고, 더욱 자유화되고, 더욱 현명한 국가로서 다시 일어서리라는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현재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경제가 더욱 건실하고 지속가능한 바탕 위에 제2의 도약을 위한 준비 태세를 머지 않아 갖추게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번역본) 서 언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시의 적절하고 중요한 회의를 주선한 파이낸셜 타임즈에 감사드리며, 그리고 이 회의에 참석하신 여러분께도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이번 회의는 주최자들이 선정한 제목처럼 한국정부의 책임자들로부터 새로이 출범한 신정부의 정책목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조금 전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서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고 갈 비젼을 여러분에게 설명하시고 그 비젼을 실행하기 위한 신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이 회의에 연사로 나설 예정인 각 부처 장관들과 여러 전문가들은 한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추구하는 정책에 대해 최선을 다해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이 회의를 통해서 민주주의의 진작과 자유시장 경제체제에 기초한 국제 협력을 추구하고 있는 우리정부의 정책에 대한 보다 명확한 이해를 하시게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저는 우선 국제정세와 지역 안보환경에 대한 한국의 시각을 말씀드리고 이어서 우리정부의 외교 통상정책의 기본 방향과 정책지침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국제 정세 현재 우리는 새로운 세기 그리고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는 문턱에 서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아직도 냉전 종식후 새로운 질서를 모색해 가는 과도기적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나 다가오는 21세기는 과거 동서 대결시대에 비하면 보다 안전하고 풍요로운 세계를 이루고자 하는 희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전 세계에 걸쳐 민주주의와 자유시장 경제체제가 확산되고 있으며, 지역간 협력과 지역내 협력이 강화되고 있고, 국가간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심화되는 등 긍정적인 조짐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정보 기술 혁명은 이러한 긍정적인 발전 양상을 더욱 강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엄청난 양의 정보를 누구나 얻을 수 있게 됨으로써 보다 개방적인 다원주의 사회로의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모든 국가간에 정치, 경제, 사회 등 제반 분야 협력도 나날이 증진되고 있습니다. 새롭게 생성되고 있는 세계 질서는 이러한 통신과 기술의 발전이 가져다 준 국제협력 증진과 국가간 통합 현상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세기에는 이와 같은 긍정적 추세들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많은 위험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대량파괴무기의 확산, 국제질서에 동화하기를 거부하는 일부 국가들로부터의 위협, 문화 종교 인종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지역 갈등 등 복잡한 도전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환경파괴, 마약거래 및 국제범죄 등 초국경적인 문제들이 우리에게 또 다른 도전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을 위하여 우리는 국제 협력을 강화해야 하며 국제연합을 위시한 다자 기구들을 통해 이러한 위협에 공동 대처해야 합니다. 지역 안보환경 평가 아 태 지역에서는 과거 냉전시대의 적이었던 국가들도 이제는 교역상대국으로서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최근 들어 특히 무역량이 급격히 신장하고 경제적 상호 의존관계가 심화함에 따라,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가 확산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러한 긍정적인 추세가 오래 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아태 지역에는 역내 국가간의 영토분쟁이외에도 지역 전체를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분쟁 발생 가능 지역이 계속 남아있습니다. 최근 동아시아 국가들이 겪고 있는 금융위기 역시 이 지역의 안정을 저해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의 시각에서 볼 때, 이 지역의 안정을 근본적으로 불안하게 하는 것은 역내 국가들간의 세력관계에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최근 아 태 지역의 세력관계는 경제 및 지정학적인 복합요인으로 인해 상당한 변동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지역내 전략환경이 더욱 복잡하고 유동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앞으로 아 태 지역 전략환경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네 나라간의 세력관계 변동에 의해 영향을 받게될 것입니다. 저는 이 지역의 안정적인 안보 환경 유지를 위해서는 당분간 미국의 계속적인 관여가 필수적인 요소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미국과의 안보동맹이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태 지역의 다른 나라들도 공식적으로 언명은 하지 않더라도 역내에서 미국의 균형자 역할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정치적 위상 제고는 아 태 지역의 장래 안보환경을 결정하는 또 다른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역의 안정적인 안보환경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미 중간에 안정적이고 협력적인 관계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이 정상방문과 고위관리 교환방문을 통해 전반적인 양자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하겠습니다. 한국은 동북아의 중간 국가로서 역내의 협력과 평화를 진작시키기 위하여 나름대로의 노력을 경주해 오고 있습니다. 한국은 1994년에 남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여섯 나라가 참여하는 동북아 다자 안보 대화의 창설을 제의하였으며, 이들 지역 4강과의 양자 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금융위기 및 개혁 개방 정책 이제 한국의 내부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새로이 출범한 한국정부의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는 현재의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금융위기에 관해서는 저 다음에 연사로 나오실 다른 관련 부처 장관과 여타 연사들이 자세하게 말씀드릴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저는 개략적인 내용만 설명드리고자 한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우리가 처한 금융위기의 원인은 일반적으로 한국 경제구조의 결함, 기업경영의 불합리성, 정.경 유착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의 부실과 금융기관 자신들의 방만한 경영, 그리고 환율정책의 실패도 또 다른 원인들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금융위기의 원인을 보다 간단하게 말씀드린다면, 한국정부와 기업들이 지난 수년간 계속되어 온 경제 성장에 자만한 나머지, 기업활동의 세계화와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으로 특징지어 지는 새로운 국제경제 환경에 적절히 적응하지 못한데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결과, 한국은 이제 심각한 경제적 구조 조정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 국민들은 엄청난 희생과 고통을 감내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대량실업과 두 자리 수에 육박하는 인플레,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재벌기업의 연이은 도산 등을 볼 때 앞으로 상당한 기간동안 한국경제는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취임하시기 전부터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우리의 경제적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실물 경제와 금융의 안정을 회복시키기 위해 중대하고 포괄적인 개혁조치들을 시행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조치들로, IMF의 권고를 충실하게 이행하기 위한 적극적인 구조조정 프로그램 채택, 재벌들의 주력업종 집중 관리와 기업경영 관행 개선을 위한 조치, 경직된 노동시장에 유연성을 도입하기 위한 노사정 3자간의 유례없는 대타협 창출, 정부와 공기업의 구조조정을 통한 효율성 제고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신정부의 경제 개혁 정책은 또한 한국을 국제사회에 완전히 통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한국정부는 경제 자유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고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신정부는 외국인의 직접투자 유치가 현재의 위기 극복을 위한 열쇠일 뿐만 아니라 선진 기업경영 기법과 기술을 한국에 도입할 수 있는 기회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의 개방 정책은 실제로는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보다 나은 대한국 투자 기회 제공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몇몇 국방관련 사업과 공기업을 제외하고 통신, 에너지, 금융서비스 등 모든 한국의 산업분야가 이제는 외국인 투자가에 개방되게 되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최상의 투자 여건을 마련해 준다는 방침 하에 다양한 투자 유인 조치를 취해 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을 허용하고 주식투자를 자유화했으며, 외국투자회사에 대한 장기 신용대출 제한을 해제하였으며, 그리고 외국인 토지소유의 자유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조만간 한국정부는 외국인 투자를 간소화하고 통합하기 위한 원스톱 서비스 제도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경제적 상호의존성의 심화는 전세계에 걸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동아시아의 금융위기는 해당국가에만 그 영향이 제한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4월 초 런던 ASEM에 모인 10개 아시아 국가 정상들과 15개 유럽 국가 정상들도 확인했듯이 동아시아의 경제위기는 전 세계 경제에 심각한 파급효과를 불러 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국제사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속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시아의 경제위기는 다른 국가들의 경제까지도 끌어내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우리는 ASEM에 모인 정상들이 투자촉진을 위한 고위급 투자단을 한국에 파견해 달라는 김 대통령의 요청을 수락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환영합니다. 대북 정책 앞서 저는 아 태 지역과 동북아의 전반적인 안보환경이 긍정적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한반도는 여전히 예외로 남아있습니다. 아직도 북한은 냉전적 사고 방식을 고집하면서 개혁과 개방을 거부하고 우리에게 계속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5일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대북 정책의 3가지 원칙을 대내외에 천명했습니다. 이 3원칙은, 첫째, 북한으로부터의 어떠한 무력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둘째, 북한의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셋째, 적극적으로 화해와 협력을 추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정부는 북한과의 관계는 화해와 협력의 원칙에 기초해서 추구되어야 하며 이미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훌륭한 수단이 남북 사이에 존재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1991년 12월에 서명된 남북한간 화해,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기본합의서가 바로 그러한 수단입니다. 만약 남과 북이 이러한 합의를 충실히 이행한다면 평화통일을 위한 길로 나아가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남북한간 기본합의서 이행을 위해서 김대중 대통령은 상호 특사파견교환을 제의하였으며, 또한 북한이 원할 경우 정상회담도 수용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남북문제 해결의 최종 당사자는 남과 북임을 감안하여 우리는 4자회담과 남북대화를 병행하여 추진할 예정입니다. 기본 합의서에 의거한 화해, 교류 및 협력은 남북대화를 통해 논의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문제는 4자 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정부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이제부터는 정치 문제와 경제 협력을 분리할 방침입니다. 이에 따라 조만간 대기업 경영자를 비롯한 한국인들의 북한 방문 문호를 넓히고 대북 투자 상한선을 올리는 동시에 대북 경협 허가를 획득하는 절차도 간소화할 것입니다. 남북한간 관계에 있어서 인도주의적 문제는 또 다른 중요한 사안입니다. 이산가족 상봉주선 문제는 신정부의 최우선 과제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최근 북한이 보이고 있는 전향적인 조짐을 환영하며 이산가족 상봉문제에 구체적인 결과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한국의 새 정부는 금융위기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북한 경수로 지원 사업을 충실하게 이행할 것이며 인도주의적 비상 식량지원에도 인색하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북경에서 남북한간에 거의 4년만에 처음 이루어지는 공식접촉인 차관회담이 열려서 북한에 대한 비료지원과 이산 가족 상봉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사안에 대한 논의를 가졌던 것은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봅니다. 비록 이번 회담이 가시적인 결과를 내놓지는 못했지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귀중한 전환점이 되었기를 기대합니다.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역할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안 한국 정부의 주된 과제는 현재의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는데 있게 될 것입니다만, 한국 정부는 인류 공동의 번영을 위해 이바지하기 위해서도 계속적인 기여를 해나가고자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한국은 우선 국제사회의 빈국과 부국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자임하고자 합니다. 극빈 저개발국에서 출발하여 빠른 시일 내에 선진국의 문턱에 도달한 한국은 선진국과 개도국의 각기 다른 견해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여기에 계신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만 빈국과 부국간의 입장차이는 상호조화가 어려울 때가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은 OECD에 가입후 77그룹을 졸업하게 되었지만 OECD에서 세계경제문제를 논의할 때 인류공동의 번영을 위해 균형된 접근방식이 취해지도록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한국은 또한 개도국들에게 신뢰받는 동반자가 되고자 합니다. 우리는 비교적 단기간에 성공적인 산업화를 이루었던 우리의 경험을 그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경제개발의 과정에서 우리가 획득한 경험과 노하우는 앞으로 한국과 비슷한 노정을 겪을 개발도상국들에 유용한 자산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한국은 또한 국제연합과의 협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국제사회, 특히 국제 연합의 지원과 도움을 받아서 비극적인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난 국가입니다. 한국은 이러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잊지 않고 있으며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가고자 합니다. 우리는 국제연합의 기능 강화를 위해 계속 협력하는 동시에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견지에서 최영진 전 KEDO 사무차장이 평화유지활동을 총괄하는 유엔 사무차장보에 임명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역 협의체를 통한 공동의 복지 증진 노력도 계속 추구해 나갈 것입니다. APEC은 아 태 지역의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와 촉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지역의 공동 번영을 위해 APEC을 진정한 역내의 협력기관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주도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한국은 1994년에 출범하여 아 태 지역의 유일한 정부간 안보협력 기구로 자리잡고 있는 ARF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2000년에 개최되는 제3차 ASEM의 주최국으로서 아시아와 유럽의 협력을 한층 드높이고자 합니다. 또한 양 대륙간의 협력을 위한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기 위해 제2차 ASEM 정상회의에서 공식 출범한 아시아-유럽 비젼 그룹의 활동을 주도해 나가고자 합니다. 결 어 많은 저명 학자와 전문가들이 21세기는 아.태 지역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의 역동성은 무역과 투자의 확대를 통해 다른 지역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해 왔습니다. 아 태 지역의 몇몇 국가들이 현재 일시적으로 경제 금융 위기를 겪고 있지만 장기적인 동아시아의 경제 성장 및 발전의 잠재력은 여전히 대단하다는 것이 일치된 평가입니다. 저는 아.태 지역 국가들이 현재의 금융위기를 극복하면 다시 세계 경제성장의 주된 원동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저는 다시 한번 현재의 당면위기를 극복하고 외국투자가들의 신뢰를 회복시키고 한국경제를 고성장의 궤도에 다시 올려놓기 위해 한국정부가 취한 폭넓고 포괄적인 개혁조치를 재차 상기시켜 드리면서 이 연설을 끝맺고자 합니다. 한국정부가 IMF와 약속한 사항들을 성실히 준수하고 경제자유화를 완수하리라는 것도 다시 한번 굳게 다짐합니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당면한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도움이 말할 수 없이 중요합니다. 한국정부는 지금까지 각국 정부와 국제 금융기관이 우리의 금융 위기 극복을 위해 제공한 도움을 대단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 특히 선진국들의 도움이 없이는 현재의 동아시아 경제위기는 장기간 지속될 수도 있으며 이는 전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한국 국민들은 경제위기로 인한 도전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한국이 더욱 강력하고, 더욱 자유화되고, 더욱 현명한 국가로서 다시 일어서리라는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현재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경제가 더욱 건실하고 지속가능한 바탕 위에 제2의 도약을 위한 준비 태세를 머지 않아 갖추게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